[홍대 일본가정식 맛집] 하카타나카 식도락


[홍대 일본가정식] 하카타나카
-인당 10,000~16,000원 주변
-일본가정식 한상차림 세트
-고등어 메인, 닭튀김 메인, 채소류 메인 등으로 선택
-재방문의사 O


친구의 제안으로 홍대 일본가정식 집 하카타나카에 갔다.
블로그 평들을 검색해 보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때는 조금 지나고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얘기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렇지만 일본가정식이 어떻게 맛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갔다.

입구에는 메뉴의 모형들이 있었다. 큰일이었다.
메뉴의 모형을 보는데 이것도 맛있어 보이고, 저것도 맛있어 보이면 뭘 골라야 한단 말인가?
몇 시간 뒤에 저녁약속도 있어서 여러 개를 먹어볼 수도 없는데.
물론 저녁약속 없어도 두 끼를 한 번에 먹지는 않는다.





나무미닫이를 열고 들어가면, 이렇게 나무로 소소하게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았다. 맨 앞쪽에 지역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쓰여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음식메뉴로 바로 넘어갔다. 역시나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한 심정.





메뉴판이 잘 보이지 않는데, 1번과 5번 세트에는 돈지루, 즉 일본식 된장국에 돼지고기와 감자, 무, 양파, 당근,
묵 등을 넣은 요리가 함께 나온다. 돈지루는 따로 시키려면 라지가 3천원.
그리고 2,6번은 닭튀김 (가라아게)이 메인이 되는 정식이었고, 3번은 가지, 7번은 고등어, 4번은 치킨,
8번은 채소였다. 정말 모두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돈지루를 포함하고 또 고등어와 계란말이, 채소절임을
맛볼 수 있는 5번을 골랐다. 친구는 가라아게가 먹고 싶다며 2번을 시켰다.





테이블 위의 메뉴판과 시치미, 간장, 후추 등 양념통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위의 것이 내가 먹은 것, 아래 것이 친구가 먹은 것이다.






나의 세트는 정말 감동이었다. 한 입 한 입이 너무나 맛있는 세트였다.
나는 이 음식들 좋은 평을 주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 맛있는 일본음식을 많이 맛본 사람들인 것 같아
부러울 따름이었다.


우선 구운 고등어와 곁들인 간무에 레몬즙을 골고루 뿌렸다. 레몬냄새가 나자 참을 수 없어졌다.
오른쪽 아래 대접에 담긴 돈지루에는 그 왼쪽 위에 나온 뚜껑있는 흰 도자기 그릇에서 유자청을 조금
덜어서 넣었다. 한국음식의 다데기처럼 조금 넣었는데, 유자청은 순간적으로 매우 짠 맛을 내면서도
유자의 그윽한 향과 새콤함이 있었다.


세팅을 끝냈으니 오른쪽 위의 샐러드부터 먹기 시작했다. 나는 샐러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맛있게
첫 음식을 끝냈다. 다음으로는 가운데 있는 절임야채를 맛 보았다.
달착지근한 간장 느낌의 국물에 부드럽게 숨이 죽은 채소가 담겨 있었는데, 채소 고유의 향과 맛이
살아있었다. 아주 만족한 마음으로 두번째 입은, 명란젓을 젓가락으로 잘라서 먹었다.
명란젓도 깔끔하면서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좋은 맛이었다.
계란말이도 조금 잘라서 먹었는데, 일본 계란말이 특유의 달착지근한 맛과 촉촉한 질감이 좋았다.

몇 년 전 일본을 여행하던 때, 전통여관에서 먹었던 너무나 맛있던 식사와 완전히 같을 순 없겠지만,
그때 밥을 몇 그릇이고 추가해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즐거워졌다.

장아찌들은 모두 일본음식답게 담담하게 적당한 염도와 신맛을 보여주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입안을 새롭게 해주는 맛이었다.

그리고 고등어도 조금씩 잘라서 먹기 시작했다. 고등어는 부드럽게 잘 잘렸고, 뼈도 쉽게 바를 수 있었다.
레몬즙이 맛을 더 좋게 해줬고, 무엇보다 곁들인 간무와 레몬즙이 함께 고등어구이의 풍미를 살렸다.
고등어를 다 먹기 전에 무가 다 떨어져서, 조금 더 받아서 곁들여 먹었으면 참 맛있었을 것 같아 아쉬웠다.

마지막 요리는 대망의 돈지루. 된장국이라는데 건더기가 여러가지 있어서 찌개의 느낌이 아닐까 했는데.
찌개는 아니었고, 찌개처럼 너무 탁하지 않은 국물이었다. 국물은 잔잔하게 고기와 각종 야채, 된장의
풍미를 전달해 줬는데,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서 정말 너무나 맛있었다. 한 입 맛본 친구가 바로 돈지루를
라지로 하나 추가해 먹기 시작했다. 국물만 해도 밥을 여러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맛인데,
왠걸 건더기 하나하나가 폭신폭신하고 국물과 잘 어울렸다.
감자, 당근, 무, 묵, 버섯과 같은 건더기들이 모두 너무나 맛있었다.
한 입 먹고 조금 남겨 둔 계란말이와도 잘 어울렸고, 일본의 고슬고슬한 밥과 함께라면
15년동안 감금되어서 이것만 먹고 살아도 될 것 같았다.


친구의 치킨가라아게 세트도 굉장히 맛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내게 가라아게 한 조각을 권했으나, 친구가 정말 맛있어하는 게 느껴져서 나는 친구에게 양보했다.
가라아게는 순식간에 친구 입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꼭 재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안고 하카타나카를 나왔다.
다음에는 다른 세트를 시켜 먹어보고픈 마음도 있는데, 그때도 돈지루는 반드시 추가해야겠다.
이번에 먹었던 세트가 너무 맛있어서 이걸 또 먹을 것 같기도 하고.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