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리뷰] 안암 마루가메 제면 식도락


마루가메 제면은 체인점으로, 안암역 인근 고려대학교가 가진 유일한 번화가 "참살이길"에 위치해 있다.
안암동에 살고 있어서 식도락 포스팅은 이쪽 동네 가게가 주가 될 것 같다.

타 커뮤니티에 썼던 글이라 경어체로 작성되어 있음을 이해해 주시라.


마루가메 제면

-일본우동, 튀김, 덮밥
-6호선 안암역 5분거리
-주차 어려움, 대중교통
-인당 가격대 1만원 주변
-재방문의사 O


마루가메 제면을 지난 주에 처음 가 보고 일주일동안 두 번 갔습니다 ㅎㅎ
참살이길 들어가서 오래지 않아 오른쪽에 흰 바탕에 검은글씨로 丸龜製麵이었던가 한자 간판이 있는 집입니다.

들어서면 왼쪽에는 오픈바 형식의 주방과 계산대가 이어져 있고, 오른쪽에는 4인용 테이블과 혼밥하기 좋은 2인용 테이블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왼쪽 바 초입에서 천장에 달린 메뉴판을 보고 어떤 우동을 뜨겁게/차갑게 드실 건지 골라 주문을 하면 바로 만들어 줍니다. 뜨거운 우동을 시키면 우동그릇째로 뜨거운 물 홈에다 한 바퀴 돌렸다 빼서 그릇을 따뜻하게 만들고 뜨거운 면을 넣어 줍니다.

우동 종류는 제가 원래 분류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모릅니다만, 크게 그냥 국물우동과 비벼 먹는 우동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는 비비는 우동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고 자꾸만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또 방문하게 됐는데, 오늘은 다른 걸 먹어보려고 가장 스탠다드한 국물우동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먹고 나서 비비는 우동이 생각 나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비벼 먹는 우동은 생계란을 넣어서 짭짤한 간장소스에 비비는데요, 계란이 다마였던 것 같고 그 뒤에 무슨 단어를 붙이고 마지막에 붓카케 우동이라고 합니다. 이름이 야릇해서 주문할 때 평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주방 직원분께서는 다 안다는 듯한 미소로 제 불안한 눈빛까지 품어 주셨습니다.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따뜻해져서 더 맛있게 느껴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렇지만 소스의 짭짤함과 생계란의 묵직함이 쫄깃한 우동면과 조화를 이루었던 점이 만족감의 근원이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물우동에서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아 오늘이 후회되는 것이기도 하고요.

무튼, 우동을 주문하고 나면, 바에서 수영장 복도의 배수구 덮개처럼 생긴 붉은 플라스틱 받침 위에 쟁반을 놓아 우동을 받습니다. 우동 받으신 자리 오른쪽으로는 튀김 튀기는 기계가 있고 언제 튀겼는지 모를 튀김들이 흐뭇한 자태를 뽐냅니다. 그러나 튀긴 지 오래되어 보인다는 뜻은 전혀 아닙니다. 일본식으로 튀김옷이 크게 부풀고 씹으면 아주 바삭하리라고 생각이 드는 그런 녀석들입니다. 실제로 첫 방문 때에는 왕새우 튀김 (2,200원)과 닭튀김 (치킨 가라아게입니다. 1,800원)도 식감과 육질 모두가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대하고 갔는데, 오늘 튀김들은 새로 온 알바 분이 튀기셨는지 지난 번과 다르게 기름조절이 조금 미숙해 보였습니다. 기름 (튀김 시간)과 온도 조절이 완벽한 튀김이 내 보일 수 있는 생생함과 신선함이 조금 부족해 보였습니다. 물론 약간의 눅눅함이 그 자릴 채우고 있었죠. 그렇지만 살짝만 망설이고 오늘도 왕새우와 닭튀김을 골랐습니다. 그래도 맛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바삭한 튀김옷 안의 통통하고 오독거리는 새우살과 바삭보다 조금 더 두껍고 하드한 가라아게 튀김옷 안의 기름기 적당한 허벅지살이 알맞게 익어있을 것을 상상하면서요. 우동과 튀김 두 개를 도합해서 8,900원이 나왔습니다.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계산을 끝내고 계산대 오른쪽엔 쫑쫑 썬 파, 가루 낸 튀김, 단무지가 있었습니다. 지난 번 비빔 우동 때는 가루튀김을 별로 안 넣었는데 가루튀김 맛이 좋았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가루튀김을 한가득 퍼서 넣고 파도 수북이 쌓았습니다. 흐뭇한 기분으로 테이블에 음식을 놓고 물을 떠오니 비로소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국물이 시원할지 기대 반 궁금 반으로 국물을 한 숟갈 뜨려는데.. 국물이 자작하니 잘 안 떠집니다. 가루 튀김이 국물을 많이 먹었던 게지요. 비빔우동때는 튀김의 싱싱함도 우동의 맛도 변치 않았건만, 국물우동에도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습니다. 튀김이 배어 약간 쓴 맛이 나는 쫄아든 국물에선 파 향만 넘쳤습니다.

그렇지만 우동면발은 저에게 위로가 되고도 남았습니다. 오늘은 튀김이 조금 눅눅해서 지난 번과 같은 최고의 맛은 아니었지만, 쫄깃하게 씹히고 순식간에 목넘김하는 우동 면발 덕분에 오늘도 전반적으로 만족했습니다. 15분 남짓한 시간동안 다 먹고 일어나니, 카게우동 국물 리필코너가 그제야 보였습니다. 국물을 리필해서 먹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서툴러서 우동맛이 좀더 좋아지지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실수를 만회하여 지난 번의 만족도를 찾기 위해서, 다시금 신기록에 도전하듯 또 오게 될 것 같습니다. 혼밥하기에도 좋고, 가끔 우동이나 일본식 튀김이 생각날 때 오기 좋은 곳 같습니다. 다음 번에는 붓카케 우동에 튀김만 야채와 매운 닭튀김이나 다른 것으로 먹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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