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일본가정식 맛집] 하카타나카 식도락


[홍대 일본가정식] 하카타나카
-인당 10,000~16,000원 주변
-일본가정식 한상차림 세트
-고등어 메인, 닭튀김 메인, 채소류 메인 등으로 선택
-재방문의사 O


친구의 제안으로 홍대 일본가정식 집 하카타나카에 갔다.
블로그 평들을 검색해 보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던 때는 조금 지나고 기대만큼은 아니었다는 얘기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렇지만 일본가정식이 어떻게 맛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갔다.

입구에는 메뉴의 모형들이 있었다. 큰일이었다.
메뉴의 모형을 보는데 이것도 맛있어 보이고, 저것도 맛있어 보이면 뭘 골라야 한단 말인가?
몇 시간 뒤에 저녁약속도 있어서 여러 개를 먹어볼 수도 없는데.
물론 저녁약속 없어도 두 끼를 한 번에 먹지는 않는다.





나무미닫이를 열고 들어가면, 이렇게 나무로 소소하게 꾸며진 공간이 나온다.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았다. 맨 앞쪽에 지역과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쓰여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기다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음식메뉴로 바로 넘어갔다. 역시나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한 심정.





메뉴판이 잘 보이지 않는데, 1번과 5번 세트에는 돈지루, 즉 일본식 된장국에 돼지고기와 감자, 무, 양파, 당근,
묵 등을 넣은 요리가 함께 나온다. 돈지루는 따로 시키려면 라지가 3천원.
그리고 2,6번은 닭튀김 (가라아게)이 메인이 되는 정식이었고, 3번은 가지, 7번은 고등어, 4번은 치킨,
8번은 채소였다. 정말 모두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돈지루를 포함하고 또 고등어와 계란말이, 채소절임을
맛볼 수 있는 5번을 골랐다. 친구는 가라아게가 먹고 싶다며 2번을 시켰다.





테이블 위의 메뉴판과 시치미, 간장, 후추 등 양념통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위의 것이 내가 먹은 것, 아래 것이 친구가 먹은 것이다.






나의 세트는 정말 감동이었다. 한 입 한 입이 너무나 맛있는 세트였다.
나는 이 음식들 좋은 평을 주지 않은 사람들이 정말 맛있는 일본음식을 많이 맛본 사람들인 것 같아
부러울 따름이었다.


우선 구운 고등어와 곁들인 간무에 레몬즙을 골고루 뿌렸다. 레몬냄새가 나자 참을 수 없어졌다.
오른쪽 아래 대접에 담긴 돈지루에는 그 왼쪽 위에 나온 뚜껑있는 흰 도자기 그릇에서 유자청을 조금
덜어서 넣었다. 한국음식의 다데기처럼 조금 넣었는데, 유자청은 순간적으로 매우 짠 맛을 내면서도
유자의 그윽한 향과 새콤함이 있었다.


세팅을 끝냈으니 오른쪽 위의 샐러드부터 먹기 시작했다. 나는 샐러드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맛있게
첫 음식을 끝냈다. 다음으로는 가운데 있는 절임야채를 맛 보았다.
달착지근한 간장 느낌의 국물에 부드럽게 숨이 죽은 채소가 담겨 있었는데, 채소 고유의 향과 맛이
살아있었다. 아주 만족한 마음으로 두번째 입은, 명란젓을 젓가락으로 잘라서 먹었다.
명란젓도 깔끔하면서 너무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좋은 맛이었다.
계란말이도 조금 잘라서 먹었는데, 일본 계란말이 특유의 달착지근한 맛과 촉촉한 질감이 좋았다.

몇 년 전 일본을 여행하던 때, 전통여관에서 먹었던 너무나 맛있던 식사와 완전히 같을 순 없겠지만,
그때 밥을 몇 그릇이고 추가해서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즐거워졌다.

장아찌들은 모두 일본음식답게 담담하게 적당한 염도와 신맛을 보여주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입안을 새롭게 해주는 맛이었다.

그리고 고등어도 조금씩 잘라서 먹기 시작했다. 고등어는 부드럽게 잘 잘렸고, 뼈도 쉽게 바를 수 있었다.
레몬즙이 맛을 더 좋게 해줬고, 무엇보다 곁들인 간무와 레몬즙이 함께 고등어구이의 풍미를 살렸다.
고등어를 다 먹기 전에 무가 다 떨어져서, 조금 더 받아서 곁들여 먹었으면 참 맛있었을 것 같아 아쉬웠다.

마지막 요리는 대망의 돈지루. 된장국이라는데 건더기가 여러가지 있어서 찌개의 느낌이 아닐까 했는데.
찌개는 아니었고, 찌개처럼 너무 탁하지 않은 국물이었다. 국물은 잔잔하게 고기와 각종 야채, 된장의
풍미를 전달해 줬는데, 모든 것이 조화를 이뤄서 정말 너무나 맛있었다. 한 입 맛본 친구가 바로 돈지루를
라지로 하나 추가해 먹기 시작했다. 국물만 해도 밥을 여러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 맛인데,
왠걸 건더기 하나하나가 폭신폭신하고 국물과 잘 어울렸다.
감자, 당근, 무, 묵, 버섯과 같은 건더기들이 모두 너무나 맛있었다.
한 입 먹고 조금 남겨 둔 계란말이와도 잘 어울렸고, 일본의 고슬고슬한 밥과 함께라면
15년동안 감금되어서 이것만 먹고 살아도 될 것 같았다.


친구의 치킨가라아게 세트도 굉장히 맛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내게 가라아게 한 조각을 권했으나, 친구가 정말 맛있어하는 게 느껴져서 나는 친구에게 양보했다.
가라아게는 순식간에 친구 입 속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꼭 재방문하고 싶은 마음을 안고 하카타나카를 나왔다.
다음에는 다른 세트를 시켜 먹어보고픈 마음도 있는데, 그때도 돈지루는 반드시 추가해야겠다.
이번에 먹었던 세트가 너무 맛있어서 이걸 또 먹을 것 같기도 하고.


난양공대 캠퍼스 동남아시아

The Hive에서의 일정들 사이사이에는 캠퍼스의 다른 곳들을 탐방할 기회가 있었다.
이 건물 바로 뒤에 엄청난 크기의 푸드코트가 위치해있기는 하지만, 걸어서 다른 푸드코트에 가는 것.
싱가포르의 강한 햇빛을 막기 위해 보도에는 둥근 뼈대와 지붕으로 끝 없이 이어지는 차양을 만들어 놓았다.
마치 뱀의 뱃속을 걷는 기분이랄까.





이국적인 나무들이 울창하게 우거진 캠퍼스는 산책하기에도 꽤 좋아 보였다.
가끔 비가 올 때도 있지만, 대체로 날씨가 좋아서 밥을 먹으러 갈 때에나, 잠시 산책을 한다거나 할 때에
셔틀버스를 타기보다는 걸어다녔다. 캠퍼스에는 교직원과 학생 숙소 건물이 상당히 많았다.
작은 호수와 아열대의 다양한 수목이 캠퍼스를 공원처럼 만들어 주었다.





재미있는 건, 학교 안에 있는 연못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 허가가 따로 있다는 점이었다.
수영 금지, 방생 금지, 물고기 사육 금지, 허가자 외 낚시 금지.





그리고 중국문화관이라는 건물을 주변의 정원과 석탑까지 멋지게 지어 놓았다.
대만에서 건너온 분들이 과거 학교 건립에 기여가 컸다고 한다.
역사관 복도에서 몇몇 전시품도 보았지만, 전시실 안에 들어가려면 도서관에서 등록을 해야 한다고 해서
전시실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




건물에 따라서는 식당 옆에 편의점이나 마트도 함께 있는 곳들이 있었는데,
마트에서 동남아시아 과일을 잔뜩 사서 친구들과 나눠 먹는 것도 행복이었다.
제철은 아니었지만, 망고스틴은 참 달았고 망고와 잭프룻 등도 구할 수 있었다.
저녁에 마실 맥주도 살 수 있었고 동남아 여행 내내 쓰고 귀국해서도 쓸 수영복도 샀다.

수영복을 샀으니 매일 아침 수영을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동안 밤 늦게 들어와서 1~3시 사이에 잠들면서도 6시에 일어나서 수영을 하고
강연에 참여한 뒤 또 저녁에는 싱가포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경이로운 회복력을 자랑했다.
여행지 버프의 도움을 받아서 난양공대와 싱가포르에서 가능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즐기고 싶었다.

우리의 숙소 옆에는 Sports Complex가 있어서 올림픽 규격의 육상트랙과 잔디구장, 수영장, 실내체육관이
있었다. 많은 학생과 교직원, 가족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스포츠를 즐겼다.
학업과 체육활동, 한국의 대학생활과 비교되는 건강한 삶처럼 느껴졌지만,
한국에도 싱가포르에도 더 건강한 사람과 덜 그런 사람이 다 있을 것이다.

수영장은 50m 레인이 생각보다 상당히 길어서 한 번 가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첫날에는 세 번 왕복 하고 지쳐서 그만두었지만, 다음날부터는 시간으로 30분~1시간을 잡고 수영했다.
오후에 시간이 날 때는 풀체어에서 느긋하게 태닝도 했다.





학교 안의 식당들은 널찍한 푸드코트 형태로 있었는데, 싱가포르 인구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화교 및 중국계라 그런지 중국음식들이 많았다. 중국식 볶음밥, 면요리, 밥과 반찬, 마라탕, 밀크티,
자른 과일과 생과일주스 등등. 밥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안 찍었나 보다.
용과와 마라탕 국수 사진만 하나씩 남아있는데, 그거라도 올려야겠다.
과일을 껍질 까고 잘라서 개인이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들어 파는 곳이 많았다.
한국에서는 칼로리에 신경쓰며 먹던 나였지만, 여기서는 일부러라도 밥도 먹고 과일도 먹었다.
용과는 기대만큼 달고 맛있지 않았지만, 다른 과일이 독특하고 맛있는 것이 많아서 좋았다.
국수는 국물도 맛있고, 내가 고른 여러가지 채소와 어묵들을 면과 푹 끓여주는 것이라서 참 맛있게 먹었다.







난양공대 캠퍼스에서 외부로 나가는 방법은 179번 버스 승차 후 인근 지하철 환승 또는 택시/우버 승차였다.
주로 늦은 시각 귀가할 때 택시나 우버를 탔고, 나가는 길에는 이층 버스를 탔다.
퇴근시간의 이층 버스에서 보이는 학생들의 하교 풍경, 퇴근길의 사람들을 보니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마음도
조금 들기도 했지만, 싱가포르 시내를 탐험하고픈 마음이 훨씬 컸다.






중국문화관 앞쪽 도로에는 키 큰 야자수가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고, 꽃밭과 맑은 하늘이 경치를 더 좋게 했다.
앞쪽에 횡단보도가 있다는 AHEAD 표시가 앞으로 나아가라고 응원해주는 멘트처럼 느껴진다.
배경화면으로 깔아놓고 싶은 아래 사진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싱가포르 도착과 난양공대 동남아시아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버스로 이동했다.
싱가포르를 동쪽 끝의 창이공항에서 서쪽 말레이시아와의 경계까지 가로지르는 도로인 PIE를 탔다.
PIE, Pan Island Expressway는 넓고 시원스럽게 쭉쭉 뻗어있으며, 늦은 외출 후 단시간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해줬다.
나는 거의 서쪽 끝에 가까운 난양공대에서 묵고 있었기 때문에,
총 41번까지의 출구를 가진 PIE의 거의 끝쪽 38번 출구로 나와서 학교 앞 대로인 Pioneer road를 탔다.
Pioneer는 길 이름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 이름이기도 했다. 공대에 퍽 어울리는 이름이다.


내가 묵은 건물은 캠퍼스 입구에서 우측 진입로로 조금 들어가면 체육관과 운동장 옆에 나오는
Nanyang Executive Center였다. 외빈들을 초청하여 행사를 치를 때 숙박 및 컨퍼런스 용으로 쓰는 건물이란다.
외부는 그냥 지은 지 얼마 안 된 사각형 건물이구나, 했는데 실내가 호텔같았다.






이렇게 생긴 라운지에서 나중에 소파에 둘러앉아 그룹 회의를 했고, 마지막 날 밤에는 술 한 잔씩도 했다.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니 왠걸 정말 호텔급의 방이었다. 높은 천장, 푹신한 구름같은 침대와 카펫 깔린 바닥,
TV와 냉장고, 세면도구, 차와 커피 그리고 무료 생수까지.




건물 안에는 객실과 함께 강연 홀, 소파와 테이블이 다수 갖춰진 라운지, 작은 전시공간도 있었다.
우리가 묵는 기간에도 여러가지 행사가 해당 건물에서, 그리고 캠퍼스의 다른 부분에서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아침이 되고, 우리는 드넓은 난양공대 캠퍼스에서 아마도 가장 특징적인 건물일 곳으로 안내 받았다.
우리가 묵은 건물은 아래 지도의 오른쪽 위쪽에 Campus Clubhouse라 표시된 건물 바로 앞이었고,
우리가 간 곳은 가운데 아래쪽의 Chinese Heritage Center 근처의 The Hive라는 건물이었다.



map: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


벌집이라는 이름에서 벌집을 모티브로 한 곳인가 싶지만, 이 공간은 벌집과는 뭔가 다르다.
아침에 버스에 올라 학교 안을 이동하면서 여러 건물을 지났지만, 이 건물만큼 시선을 사로잡는 건물은 없었다.
차창밖으로 저 건물이 우리가 갈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 건물로 갔다.
아래 사진이 문제의 그 건물이다. 도자기색에, 제대로 된 창문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건물,
어릴 적 찰흙을 말아서 층층이 쌓아 만든 도자기 또는 회오리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했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면, 주변 날씨와 다르게 놀랍도록 시원하다. 밖에서 보이듯 각 층 사이로 나 있는 공기구멍?
틈?과 검은 창살만 있고 유리가 없이 숭숭 뚫려있는 계단 부분으로 바람이 끊임 없이 들어온다.
각 층 곳곳에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어서 아마도 그 힘으로 바람이 불어오고 나가도록 유도하는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싱가포르의 전철역 등 장소에는 천장에 크고 작은 선풍기들이 상당히 많이 설치되어 있더라.





건물 내부로 들어서니, 건물을 이렇게 지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이 경이롭다고 느낀 건
오랜만이었다. 사진에 그 느낌이 완전히 담기지는 않았는데, 내부가 하나로 탁 트인 구조에 자연바람이 드나들고
식물이 살도록 해서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입구가 지하 5층에 있어서 (측면통로로 연결된 다른 건물들의 지상1층과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인 것 같다)
1층에 있는 강의실로 이동하여 강의에 참석했는데,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니 높은 곳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있었다.
1, 2층에는 도서관 서책실도 있었고, 2층에서는 외부의 옥상정원으로도 나갈 수 있었다.



이 건물은 외양과 내부 모두 디테일까지 신경쓴 기색이 역력했다.
쓰레기통까지 컨셉을 통일하지는 않은 것 같았지만, 돌판으로 된 소화전, 검은 철로 만들어진 안내판,
천장에 최소한의 보호/표시만 갖춘 채 노출된 배선과 배관 등
건물 곳곳에서 이 건물의 컨셉에 맞춘 듯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난양공대의 명물 The Hive 소개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다음 포스팅부터는 난양공대의 다른 곳과 싱가포르 이곳저곳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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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쿄 님께서 알려주신 덕분에 The Hive가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Thomas Heatherwick이 세운
Heatherwick Studio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캠퍼스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는 프로젝트의 가액은 무려 5,200억 원. (3,600만 파운드)
그 중에 꽤 큰 액수가 이 건물에 쓰였을 것 같지만, 프로젝트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찾지 못했다.
재학생에게 물어보니, 이 건물은 주변의 경영대, 인문사회대학 학생들의 학습과 소통을 위한 공간이고,
공학과 자연과학 학생들을 위한 허브를 또 짓고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정부의 대단한 서포트가 느껴진다.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면적이 4.2 평방 킬로미터인데 비해, 난양공대 캠퍼스는 2 평방 킬로미터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방향으로부터 건물에 출입하고, 56개의 강의실 및 공간들이
재래식의 긴 복도가 아니라 가운데 공간으로 모두 이어지도록 설계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해 방들이 모두 가운데에서 퍼져나가고, 어느 방도 다른 방 뒤에 가려지는 일이 없다.
교실 형태 또한,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이 아닌 파트너로서 교육자가 학생과 상호소통 할 수 있도록,
길쭉한 사각형의 교실을 배제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둥글게 퍼져나가는 형태의 교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Heatherwick Studio 홈페이지의 [프로젝트] 메뉴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는
The Hive의 모습이다.


picture: Heatherwick Studio

대한항공 KE641 탑승기 동남아시아

대한항공 KE 641편에 올랐다.
오랜만에 보는 대한항공 승무원 분들은 다른 나라 항공사들에 비해 확실히
유니폼이나 승객을 대하는 태도나 많은 부분에서 더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여자 승무원 분들이 두른 스카프나 묶어올린 머리 뒤에 단 비녀와 비슷한 머리장식 등 특징적인 부분들도 눈에 들어왔다.
가끔 '갑질' 관련한 뉴스들을 보면서 한국의 서비스업계가 조금은 루즈해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베트남에서 마주한 호텔 직원들의 친절함도 여기 못지 않았는데, 유럽이나 아프리카를 다닐 때 느끼지 못한
서비스 수준은 확실히 아시아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다.


비행기는 저녁 6시 30분에 이륙해서 밤 12시 반쯤 도착할 예정이었다.
비행 스케줄 상 이륙하고 얼마 안 되어 기내식을 주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기대를 했다.
사실 나는 여러 코스를 한 쟁반에 합쳐 주는 기내식에 항상 매료되었기 때문에 내가 기내식을 싫어할 가능성은 없었다.
메뉴는 치킨 파스타와 생선 국수, 채식을 선택할 수 있었고 친구들은 모두 무난해 보이는 치킨 파스타를 시켰다.
나는 생선 국수를 시켰고, 무엇이 나오든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아래 사진에서 위쪽이 생선국수, 아래쪽이 치킨파스타다.



생선국수는 동남아 내지는 중국풍의 맛이었고, XO 내지는 굴소스 맛이 나서 적당히 달달하고 짭짤한 맛이었다.
얇은 면과 청경채, 흰 생선이 소스와 잘 어울렸다. 함께 나온 샐러드와 과일, 빵도 나쁘지 않았다.
샐러드에는 하얗고 작은 알갱이처럼 된 치즈가루가 많이 뿌려져 있었는데, 나는 오이를 싫어하지만
오이를 피하면서 충분히 맛있다고 느끼며 즐길 수 있었다. 건포도가 들어있으므로 호불호가 갈리긴 하겠다.
모닝롤에 루어팍 버터는 언제나 조금 더 먹고 싶다. 전체적으로 적당히 배부른 양이었다.
친구의 말로는 마카로니면과 닭고기가 나온 치킨파스타 메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한다.


기내식을 만족스럽게 먹고 나서, 밤 열한시 즈음에 조각피자가 간식으로 나왔다.
다른 무언가와 피자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나는 피자를 골랐다.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각형의 피자였다.
빵이 두꺼운 편으로, 토마토소스의 짠맛으로 먹었다. 출발하면서 식도락에 돈과 위를 아끼지 말자고 다짐하긴 했지만,
막상 피자를 먹고 나니 다이어트가 물 건너 가는 느낌에 조금 울적했다.


대한항공에는 좌석스크린에 무려 조이패드를 달아놔서, 여러가지 게임도 하고, 다양한 한국노래도 들으며 보냈다.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엔터테인먼트로 때웠는데, 한국음악이 많은 건 대한항공만의 장점이었다.
에티오피아 항공을 탈 때는 언제나 철 지난 팝이나 락으로 시간을 보냈었다.
축구게임은 상당히 쉬워서 두번째 판에서 컴퓨터를 9:0으로 '발라' 버리고 레이싱 게임으로 갈아탔다.
레이싱은 꽤 어려웠는데, 내 친구는 상당히 준수한 기록으로 우수한 능력을 입증했다.
질투가 났지만 나는 원래 세밀한 컨트롤에 서툴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것은 좋지만, 승객들에게 조금 엄해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뉴스에서 보는 '갑질' 사건이 일어날 때는 물론이고, 중간중간 난기류를 만나 좌석벨트 등이 켜질 때라든가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승객들이 앉도록 지시하는 단호함이 필요하다. 한국인 승객들이 또 얼마나 말을 안 듣는가.
이번 비행에서 사람들에게 자리로 돌아가 앉도록 지시하는 역할은 승무원 여러 명 중 한 명만 했고,
다른 승무원들은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본 건지 만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승무원은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은 모습으로 계속 자기 일을 해냈다.


어쨌든 비행기는 무사히 창이공항에 착륙했고, 모든 사람이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아 나오고 나니
어느새 새벽 한 시였다. 활발한 느낌의 NTU 여자 교직원분이 나와서 우리를 단체버스까지 인솔했다.
피곤한 와중에도 버스 밖으로 보이는 싱가포르 풍경을 구경했고,
싱가포르는 수많은 복도식 아파트들과 아파트식 공장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월요일 새벽의 도로는 매우 한산했고, 내일부터 펼쳐질 싱가포르의 하루가 기대되었다.



가자! 싱가포르 동남아시아

동남아로 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생각해 봤다.
비엣젯, 로얄캄보디아 항공, 타이거에어 등 저가항공사에서는 위탁 수하물에 값을 많이 매겨서,
나는 짐을 간소화하고 모두 기내화물로 가져가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으레 최소한의 짐만 챙겨서 다니는 걸 좋아하고,
이때는 세면용품과 약간의 옷, 읽을거리 정도만 챙긴다.
이번에도 비슷하게 챙기기로 마음 먹었다.
짐을 다 챙겨 보니 무게는 7.5kg 정도 되었다.


하나하나 챙기는 의식의 흐름을 들려 드리겠다.
첫번째로, 비자 같은 건 딱히 필요하지 않다.
비행기 e-티켓과 숙박 예약문서를 인쇄해서 파일에 챙겼다.


옷가지가 많이 필요할까?
반팔 반바지 위주로 몇 점 챙기고, 그때그때 빨래를 맡겨서 입으면 될 것이다.
사원이나 예의 갖춰야 할 곳에 가기 위해서는 긴 바지와 셔츠도 하나씩은 챙겨야겠다.
문서작업과 메일 수발, 블로그나 다른 일들을 위한 랩탑과 하드를 챙겨가야 하고.
그리고 혹시 모르니 책을 챙기자. (하지만 읽지 않았다)


첫 주에는 난양공대 Nanyang Technological University에서 있는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호텔인지, 기숙사인지 모를 곳에서 묵을 예정이다.
이후로는 호텔 일정이 섞여 있으니 세면도구 같은 것이 걱정되지는 않았지만,
내가 평소에 쓰던 폼 클렌저, 로션, 선블록, 면도기, 그리고 햇볕에 달아오른 피부를 식혀 줄 알로에베라 젤 같은 것들을 좀 챙겨야겠다.
화장품과 세면용품을 담기 위해서 다이소에서 여행용 용기들을 샀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의 30ml 펌프형 용기는 하나에 천 원,
가운데 분홍 초록 노랑 뚜껑이 달린 샴푸병 형 용기는 셋이 합쳐서 2천 원,
맨 왼쪽 뚜껑 달린 원통형 용기는 두 개 합쳐서 천 원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얘들을 모두 담을 지퍼락 용기는 10장에 천 원이다.



펌프형 용기가 좋은 점은, 액체를 원래 병에서 통으로 옮겨 담을 때 펌프를 쓰면 된다는 점이다.
펌프 하나로 여러 통에 옮겨 담고, (가급적 맑은 젤, 로션, 클렌저, 샴푸 등 바르는 것, 오염되면 안 되는 것에서
씻어내는 것, 다른 것이 조금 섞여도 되는 것 순서로 쓰자) 마지막에 펌프로 물을 빨아내서 속을 씻어내면 된다.
뭔가로 조금씩 떠서 넣으려고 하면 너무 오래 걸려서 속 터진다.



용기들은 포장 안에 라벨도 포함하고 있으니 헷갈릴 것 같은 경우에는 이름을 붙여주자.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대한항공 탑승카운터 근처에 있는 셀프 체크인 단말기로 빠르게 체크인했다.
위탁수하물이 없어서 창구에 들를 필요가 없으므로 매우 빠르게 면세구역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아래는 면세구역의 지도인데, ㅛ 모양의 터미널에서 12-25번 게이트쪽 가지에 먹을 곳들이 많으니 참고하자.
나는 30-41번 게이트쪽 가지에서 동행인들을 만나서 Auntie Annie's 프렛젤을 맛있게 먹었다.
막대형도 프렛젤형도 모두 맛있었다.


Map: 방랑처자 찐블리님의 블로그, 인천공항 3층 면세구역 안내도


탑승구에 가보니 게이트 변경이 있었던 것을 알았다.
시간이 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게이트로 이동해서 비행기에 탔다.
다음 포스팅에서 비행 중 이야기와 싱가포르에 도착한 이야기를 적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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